제가 처음으로 만들었던 보드게임은 움직이는 고양이 장난감을 테마로 만들었습니다. 바로 캣차머입니다.
낚싯대처럼 이리저리 흔들며 고양이를 유혹하면 고양이가 발로 잡으려고 요리조리 애를 씁니다. 아마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누구나 하나씩 다 갖고 있을 거예요.
나만 고양이 없을 순 없어
고양이는 정말 귀엽고 매력이 많은 동물이죠.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은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매력 포인트가 있더군요. 제 친구는 고양이 발을 너무나 사랑하고요. 저는 고양이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얼굴을 좋아해요. 슈렉 애니메이션에서 장화 신은 고양이가 똘망똘망 올려다보는 장면에 마음이 녹아버렸을 때부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의 첫 보드게임에 제가 좋아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잔뜩 담았습니다.
목적에 따른 테마 만들기
보드게임 만들기의 최대 장점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상상하는 모든 것,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게임에 담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판매까지 염두에 두고 게임을 만든다면 구매하는 사람들의 취향도 고려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을 위한 보드게임을 만들었다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용이나, 자동차, 인형 등을 테마로 잡으면 아이들이 흥미 있어하겠죠? 아이들 게임인데 테마가 주식이라던가 개화기라면 아이들이 선뜻 다가가거나 테마를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보드게임 테마 변천사
제가 캣차머를 테마로 잡은 이유는 게임 규칙과 어울리기 때문인데요. 게임 규칙에 따라 카드를 세로로 연결해서 내려야 하기 때문에 그림이 세로로 이어지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세로로 줄줄이 이어서 카드를 내리는 규칙에 어울리는 테마가 없을까? 고민해보다가 최종적으로 캣차머로 결정했어요. 알록달록 캣차머 카드를 연결하는 재미를 주고 싶었습니다.
캣차머가 최종적으로 선택되기 전에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것은 용이었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몸으로 종종 했던 꼬리잡기 게임을 영어로 드래곤스 테일(Catch the Drangon's Tail Game)이라고 부르는데요. 제가 만든 보드게임도 꼬리를 연결하는 느낌으로 아래로 아래로 연결하기 때문에 용을 테마로 잡으려고 했어요. 정말 마지막까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때 제가 한창 미드 왕좌의 게임에 빠졌을 때라서요. 하하.
제가 왜 용꼬리를 버리고 캣차머를 최종적으로 선택했는지 궁금하시죠? 바로 카드 디자인 때문이었어요. 당시에 용꼬리 비늘을 제대로 디자인하고 문자를 음각으로 넣으면 너무너무 멋있을 것 같았는데요. 꼬리에 저렇게 문자, 숫자, 도형 정보를 날것 그대로 쓰는 것이 마지막까지 마음에 좀 걸렸습니다.
제가 만든 카드에는 총 네 가지 속성이 있는데요. 도형, 문자, 숫자, 색상입니다. 카드 상단에서 네 가지 속성을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색상은 딱 봐도 아시겠죠? 캣차머의 색상이에요. 그럼 하단의 카드 그림은 왜 저렇게 그렸을까요? 그냥 귀여운 고양이를 그려 넣기만 했을까요? 아니요. 도형은 캣차머에 달려있는 펜던트의 모양, 문자는 팬던트 안에 써진 이니셜, 숫자는 캣차머에 달려드는 고양이의 수입니다. 숫자가 2이면 고양이가 두 마리, 숫자가 3인 카드는 고양이가 세 마리 달려드는 그림이에요.
이쯤 되니 저처럼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귀여운 카드 디자인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실제로 저 카드 디자인을 완성하기까지는 약 보름 정도 걸렸는데요. 저처럼 디자인을 잘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드게임 디자인을 할 수 있었는지는 다음에 꿀팁과 함께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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